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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책장 채운 '보물'…동의보감 원본, 16년 만에 특별공개

   

국립중앙도서관, 개관 80주년 특별전 '나의 꿈, 우리의 기록…' 국보·보물·초판본 등 200여 종 한자리에…'페이커'의 책장…

2025.10.15 17:1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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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동의보감'


구암 허준
(15391615)1610년 완성한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우리 한의학은 물론, 동양 의학의 필독서로 꼽힌다.

 

당시 조선과 중국에서 유통되던 의학서를 집대성하고 질병 이론과 처방을 2525책으로 정리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보물 '석보상절'(釋譜詳節)은 조선 초기에 간행된 불교 경전이다.

 

세종(재위 14181450)의 비인 소헌왕후가 세상을 떠난 뒤 명복을 빌고자 간행한 서적으로, 부처 일대기와 설법을 정리한 뒤 한글로 옮겨 펴냈다.

 

우리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기록이자 한국인의 삶과 이야기를 보여주는 흔적으로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개관 80주년을 맞아 본관 1층 전시실에서 '나의 꿈, 우리의 기록, 한국인의 책장'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도서관이 그동안 수집·보존해 온 국보, 보물, 초판본 등 200여 종을 정리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백성을 위하는 위민(爲民), 책과 함께하는 여민(與民), 스스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시민(市民)으로 성장하는 서사를 담은 전시"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도서관을 대표하는 '명품' 장서들이 오랜만에 외출한다.

 

15일에는 '동의보감' 원본이 2009년 이후 16년 만에 관람객 앞에 서며, 보물 '석보상절''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詳校正本慈悲道場懺法) 원본도 최초로 전시된다.


평소 수장고에서 고이 보관하는 책을 개막일 하루만 특별 공개하는 것이다.

 

유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남은 전시 기간에는 영인본(影印本·원본을 사진이나 기타 방법으로 복제한 인쇄물)으로 선보인다.

 

전시실에서는 시대에 따라 서서히 변하는 책 문화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조선 후기 '규방 여성의 책장'에서는 여성학자 빙허각(憑虛閣) 이씨가 한글로 쓴 여성을 위한 백과전서인 '규합총서'(閨閤叢書) 등을 소개한다.

 

도서관 소장본은 옷 짓는 법, 염색하는 법, 길쌈하는 법 등을 정리한 것으로 당대 여성의 가정생활과 국어 표현을 엿볼 수 있어 귀중한 자료다.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로 여겨지는 이광수(18921950)'무정', 잡지 '소년'·'청춘' 창간호, 윤동주(19171945)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도 눈길을 끈다.

 

현대사의 한 부분을 담고 있는 책들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청년 노동자 전태일(19481970)의 짧고 치열했던 생애를 기록한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전태일 평전', 5·18 광주 민주항쟁을 생생하게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등이 책장을 채운다.

 

지난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년이 온다'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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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전태일 평전',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소년이 온다' 표지
 

 

노벨위원회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평가한 책을 보면서 오늘날 세계에서 주목받는 'K-문학'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전시는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책장도 함께 비춘다.

 

관람객들은 e스포츠팀 T1 소속 '페이커' 이상혁,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등이 직접 선정한 책을 담은 'T1의 책장'을 만나게 된다.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지난 80년의 세월 동안 도서관은 꺼지지 않는 등불이자, 학문의 불씨를 지켜온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지식과 정보가 디지털 및 인공지능(AI) 기술로 쉼 없이 혁신되는 시대를 맞아 앞으로는 '미래를 여는 지식의 길'로 더욱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1214일까지.

|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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